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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태경제학, 프로스펙트 이론, 휴리스틱

by 소바인 2023. 6. 27.

행태경제학

경제주체들은 주어진 제약조건 하에서 합리적으로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면서 항상 최적의 선택을 하는 완벽한 경제적 인간이라고 전제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몇 경제학자들은 소비자와 기업들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 대해 연구해왔다. 행태경제학이라 불리는 이 새로운 학문 분야는 인간의 선택에 대한 심리학적 통찰력을 경제현상 설명에 적용한다. 행태경제학 탄생의 선구자이자 1978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카네기 멜론대학의 심리학자 허버트 사이먼 교수는 소비자에게 효용을 극대화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주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소비자의 합리성은 제한되어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따라서 경제주체는 항상 최적선택을 추구하는 합리적인 극대화자가 아니라 단지 충분히 좋은 선택을 하는 만족 추구자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 관점에 입각해 프리스턴대학의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 교수와 에이머스 트버스키 교수는 실제 경제주체의 행동이 합리적 의사결정을 전제로 한 기대효용이론의 예측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하고 경제주체의 선택을 실질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프로스펙트 이론 또는 전망이론을 제시하였다. 1979년에 발표된 이 이론은 행태경제학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그 공로로 카너먼은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였다.

 

프로스펙트 이론

프로스펙트 이론이 앞서 살펴본 기대효용이론과 다른 점을 알아보기 위해 두가지 상황에서의 선택을 고려해 보자. 첫째, 100만원을 가지고 있고 다음 두 대안 가, 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상정하자. 가. 1/2 확률로 100만원을 더 받거나 1/2 확률로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나. 확실하게 50만원을 더 받는다. 이 경우 사람들은 대개 나를 많이 선택한다. 둘째, 200만원을 가지고 있고 다음 두 대안 가,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을 고려하자. 가. 1/2확률로 100만원을 잃거나 1/2 확률로 아무것도 받지 못한다. 나. 확실하게 50만원을 잃는다. 이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나보다는 가를 더 많이 선택한다.

이 결과는 기대효용이론의 예측과 상반된다. 기대효용이론에 의하면 위 두 상황의 최종 상금이 동일하기 때문에 첫번째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150만원을 받게되는 나를 선택했다면 두번째 상황에서도 동일한 상금을 가져오는 나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로스펙트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이 최종 상금을 비교해서 선택을 하기보다는 이득 또는 손실로 상황을 파악하고 선택을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득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위험기피적인 태도로 불확실한 이득보다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는 반면, 손실을 보게 되는 상황에서는 위험선호적인 태도로 확실한 손실보다 불확실하지만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는 대안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첫번째 상황에서는 나를 더 많이 선택하는 반면, 두번째 상황에서는 가를 더 많이 선택한다고 본다. 이처럼 기대효용이론의 대체이론으로 고안된 프로스펙트 이론은 효용함수 대신 가치함수와 확률가중함수로 구성된다. 먼저 어떤 기준으로부터의 손실과 이득으로 측정되는 가치함수는 준거점 의존성, 민감도 체감성, 손실 회피성 등 세가지 특성을 갖는다. 첫째, 준거점 의존성이란 자산이 2억원에서 1억원으로 줄어든 사람보다 1천만원에서 1천 1백만원으로 늘어난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혀실에 기초하여 절대적 효용보다 준거점을 기준으로 한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민감도 체감성이란 이득이나 손실의 가치가 작을 때에는 변화에 민감하지만, 가치가 커지면서 민감도가 감소한다는 특성이다. 같은 3천만원의 증가지만 이득이 1천만원에서 천만원으로 증가할 경우가 1억원에서 1억 3천만원으로 증가할 경우보다 더 많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끝으로 손실 회피성이란 손실이 같은 액수의 이득보다 더 많게 느껴진다는 특성이다.

가치함수와 함께 프로스펙트 이론의 핵심 구성요소인 확률가중함수에 의하면 어떤 사건의 확률이 작을 때는 그것이 과대평가되는 반면, 확률이 중간 이상으로 커지면 과소평가된다. 이러한 낮은 확률에 대한 과대평가로 인해 사람들이 확률이 낮을 때는 이득에 대해 위험선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반면, 손실에 대해서는 위험기피적인 태도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당첨확률이 매우 낮은 복권을 앞다투어 구입하는 일이나 감염확률이 매우 낮은 광우병에 걸릴 것을 우려해서 쇠고기를 기피하는 행동이 그 예이다. 또한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연구에 의하면 사람들의 행동과 선택뿐만 아니라 판단도 합리적이지 않다. 그들은 사람들이 정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사고를 하면서 잘못된 판단, 즉 편향이 나타난다는 것을 많은 실험과 연구를 통해 입증하였다. 흡연자가 현재 담배를 피우는 효용을 과대 평가하는 방면, 미래에 폐암에 안 걸려서 얻을 수 있는 효용은 과소평가하는 것이 그 예이다. 휴리스틱과 편향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휴리스틱

모든 것을 철저하게 따져보고 행동하는 데는 엄청난 비용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철저하게 따져보아 생기는 이득이 그리 크지 않으면 휴리스틱 또는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해 버리고 만다. 제한된 인식능력과 정보, 그리고 지식만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휴리스틱에 의존해 문제를 처리하게 되는데, 구체적으로 대표성 휴리스틱과 가용성 휴리스틱이 있다.